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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연애/일반연애론

고백을 받고도 기분이 나쁜 "고백"

"내가 그녀와 사귀는걸 넌 어떻게 생각해?" 

얼마전, 친구가 뜬금없이 저에게 이렇게 묻더군요.
직장동료중에 괜찮은 여자분이 한명 있는데, 그녀와 사귀면 어떻겠냐고 말입니다.

* 이 이야기는 친구의 권유로 작성하게 됐음을 미리 밝힙니다.
* 굉장히 친한 친구이며, 이 글을 보시면서 불편한 느낌을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D


친구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친구는 그녀와 서로 밀접한 부서에서 일을 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디자인팀과 개발팀, 기획팀과 진행팀.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부서는 달랐지만 서로 얼굴도장을 찍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합니다. 거의 매일 봤단 이야기죠.

그런 그녀는 그 당시에 남자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얼굴을 자주 보더라도 임자있는 그녀에게, 그것도 직장 동료로서 사적인 감정을 갖는다는건
생각보다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만약 좋다고 하더라고 스스로 자제를 좀 하게 되죠.
물론 이런 생각은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친구는 나이 30이 될때까지 딱 한번의 연애만 했었던 쑥맥입니다.
그 한번의 연애도 여자쪽에서 먼저 대쉬를 했었는데, 그걸 거절을 못해서 사귀게 됐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그냥저냥 괜찮다는 생각 정도로 지내오던 이 둘의 관계가 발전할 기회가 생긴겁니다.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소식을 친구가 그녀입에서 직접 전해들었던 겁니다.
이때 당시의 친구가 느낀 감정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 이제 도덕적인 문제는 사라지는구나" 라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달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녀가 퇴사를 하게 되면서
친구는 정식으로 그녀에게 고백을 한번 해보겠다고 생각했답니다.
이제 친구를 가로막을 "불안한 요소"들이 모두 사라졌으니, 고백만 하면 되는 상황인거죠.

그녀가 퇴사를 하고난 후, 메신저를 통해 이런저런 대화를 자주 주고 받으면서,
"그녀가 나를 좋아하는 느낌이 조금 들었어." 라고 친구가 이야기를 하더군요.
예, 그러시겠죠;; 원래 그렇습니다;; 그녀가 하는 말들이 전부 본인얘기로 들렸을겁니다;;

친구 말만 들어보면 이미 그녀는 친구를 좋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친구는 이미 김칫국은 모두 마셔버린 상태이구요.

문제는 이런저런 친구의 정황을 모두 듣고 난 후, 마지막 대화였습니다.

꿀곰 : "진심으로 좋아하는거야?"
친구 : "음.. 막 미친듯이 좋은건 아니고 그냥 괜찮은거 같아."
꿀곰 : "그게 뭐야. 좋아한다는거야? 아님 좋은건 아니고 그냥 괜찮아 보인다는 거야?"
친구 : "나는 여태껏 진짜 좋아한다고 느낀사람이 없었어. 이게 진짜 좋아하는 감정인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꿀곰 : "그래, 그럼 너는 그렇다 치고 그녀에게 사귀자고 이야기 할때는 뭐라고 말할꺼야?"
친구 : "솔찍하게 말해야지. 나 너 괜찮으니까 우리 한번 사귀어 볼래? 뭐 이렇게?"
꿀곰 : "글쎄 내 생각이긴 하지만, 너는 지금 니 감정을 잘 모르고 있는것 같은데.. 내말이 맞아?"
친구 : "그래, 솔찍히 나도 잘 모르겠다. 우선 사귀어보면 알겠지 뭐."
꿀곰 : "너 차일거 같다."
친구 : "왜그렇게 생각하는데?"
꿀곰 : "넌 지금 그녀 마음도 모르는 상태이면서, 니 감정에 대한 확신조차 없잖아."

처음 친구의 상황 설명에서는 충분히 연인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근데 대화를 마치고 난 뒤에 가만히 이야기를 되짚어보니, 친구의 진심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더군요.
예를 들자면, 예뻐 죽겠다던지.. 보고싶어 죽겠다던지.. 하는 친구의 진심 말입니다.
사귀는 이유가 단지 그냥 기회가 왔고, 또 지금 외롭고.. 나름 괜찮은 사람 같고.. 편하게 지냈던 동생이자 동료였으니까..

저는 이렇게 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너는 지금 사랑은 고사하고, 좋아하는지 조차도 모르는데.. 그 사람한테는 그 마음이 전달이 될 것 같아?"
이렇게 말해주고 대화를 끝냈습니다. 사실 저는 살짝 화가 났었거든요.

스스로의 감정에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그녀에게 고백한다는건
그녀를 전혀 배려하지 않고, 지극히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 일 뿐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고백을 받고도 기분이 나쁜 "고백"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얼씨구나 - 기쁜마음에 얼마큼 나를 좋아하냐고 물어 봤더니,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겠답니다... -_-
사귀자고는 하는데 진짜 좋아서 사귀는건 아니고, 아리까리한 상태.. 이건 뭐..-_-

그녀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자신을 아주 많이 좋아해주는 사람과 만나고 싶은데..
생각치도 못한 사람이 와서는 다짜고짜 사귀자고 합니다. 그냥 괜찮아 보였다는 이유로 말이죠..
더군다나 헤어진지 얼마 되지않은 그녀입장에서는, 이런 고백을 들으면 더더욱 기분이 좋을리가 없겠지요.

감정이 애매한 상태에서의 고백은 때로는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친구는 지금 그녀에게 진심이 담긴 "고백"을 하는것이 아니라, 한번 고백해보자는 "모험"을 하는 것 입니다.

이것은 분명 그녀에게는 유쾌하지 못한 "고백" 이 될 것 입니다.

유쾌한 경험
고백 이라는것은 좋아하는 감정이 기본이 되며, 거기에 진심을 더해 전달해야합니다.

내가 상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해야 하며, 
그 고백이 진심으로 전달되었을때, 비로소 상대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 입니다.
이것은 분명 서로에게 유쾌한 경험이 될 것이며, 결코 후회하지 않는 진짜고백이 될 것입니다.


아직까지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면,
단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좋아하거나 사랑하는게 아닙니다.

만약 그녀를 정말 좋아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것을 절대 모를수가 없습니다.
그녀와 비슷한 이름만 봐도 가슴이 철렁할 것이고... 그녀의 전화번호와 비슷한 숫자만 봐도 심장이 뛸텐데...
어떻게 그런 수많은 설레이는 감정들을 스스로 모를수가 있을까요.

이미 당신의 모든 생활에 그녀가 들어가 있을텐데 말이죠..


아무쪼록 진심을 담은
 그녀에게의 고백, "좋아한다" 로 시작해서 "사랑한다" 로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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